배성미 _ Bae sung-mi

A tiny dot

감자같은바위 바위같은감자 
한지에 아크릴채색 / 140x110x100cm / 2025

 

A tiny dot

감자 같은 바위, 바위 같은 감자
두 개의 덩어리에 자꾸 집착이 된다.
두 개의 덩어리는 다른 걸까
왜 내 눈엔 같아 보일까
감자 같은 바위는
산 위에 앉아 쓸쓸하기 그지없다.
다른 듯 같아 보이는 덩어리
다행히 북한산에 오르면 
늘 그 자리에
아랫동네 아파트와 차와 길과 사람들을 구경하며 살고 있다.
도시 배경의 감자바위는 아름슬픔이다.

••

씨앗, 쌀한톨, 콩한알, 배춧잎, 감자, 멸치, 고기 한 점, 밥그릇, 먼지, 모래알, 머리카락, 실, 못, 칼날, 나사 하나……작은 단위의 사물들이 하나의 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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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고 사소한 것들이 모여 다른 하나를 만들고 이 하나들은 모여 거대한 덩어리가 된다. 또는 덩어리가 부서져 떨어져 나가 다시 작은 하나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생각하다 보면 나라는 존재에 미치고, 나는 과연 어떤 작은 하나인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 개인과 사회는 아주 작은 부분이 모여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고 때론 개별적으로 때론 집단적으로 태도한다. 속 시끄러운 세상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래알 같은 작은 점 하나를 찍어보는 일이었다. 점을 찍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어느새 모래 군집이 되고 조금씩 다른 모양이 되어 응어리인지 덩어리인지 알 수 없는 모양이 된다. 북한산 중턱 도시를 바라보던 감자 같은 바위, 바위 같은 감자를 기억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 작은 점하나가 돌일지 바위일지 산일지 섬일지 알 수 없으나 덩어리의 형태가 되는데 그 수 많은 점들 사이로 길이 보이기도 하고 언덕이 되고 벼랑이 되기도 한다. 좀처럼 내가 점찍고 있는 행위가 작품이 될 수 있는지 의심되지만, 이 행위가 재밌기도 서글프기도 하다. 혼자 조용히 할 수 있는 작업을 찾고 싶었고 언제나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작업이 되고 싶었다. 세상의 작은 나로 살아갈 때 의지가 되는 그런 작업이고 싶다. 작은 점 하나로 시작해 모래알을 그려보는 것은 과연 아주 작은 나에게 어떤 변화가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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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같은바위, 바위같은감자를 만들어야겠다. 
존재감이 확실했던 덩어리.
나일 수도 너일 수도 있는 작은 점.
세상을 살아가는 살아있는 아주 작은 점 하나. 

note. 2025 배성미

사소한 작은 하나
혼합재료에 무소블랙채색 / 120x170cm / 2025

사소한 작은 둘 
혼합재료에 무소블랙채색 / 120x170cm / 2025

사소한 작은 셋
Mortar에 무소블랙채색 / 25×33×19cm / 2025

이름없는 바위
종이에 오일채색 / 40x40cm, 4piece / 2025

자연스러운 무게
혼합오브제 위 오일채색 / 6×6×13cm / 2025

점들
종이에 피그먼트잉크 / 34.5×29cm / 2025

전시전경
플레이스막2

전시전경
플레이스막2

전시전경
플레이스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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