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미 _ Bae sung-mi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steel, mirror, wood / 3600×9000×1800mm / 2019 / 대구미술관

경계는 이것과 저것의 사이이자 구분이다. 내 안의 경계를 허물어뜨릴 수 있는 두 가지 질문을 해본다. 나는 나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가. 지금 이곳, 안인지 밖인지 구분 가능한가. 나는 공간 안에 철책으로 경계를 만들어 두었다. 양쪽으로는 거울이 마주하고 있다. 거울과 거울에 비추는 것이 끝이 없는 무한한 경계인지, 그 안의 나를 마주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같은 하늘아래 철조망 사이로 거센 바람이 불고 폭우도 오겠지만 지금 여기,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마주하고 있으면 비슷한 마음이 들지는 않을까. 모든 경계는 사람이 만드는 일이니 반복되는 세상의 경계와 의식의 경계 사이에서 꽃을 피울 수 있지는 않을까.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_시인 함민복님의 표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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